청설

2024. 11. 13. 09:51movies

영화 "청설"을 보고 난 후, 잔잔한 설렘과 따뜻한 여운이 남았다.

이 영화는 손으로 설렘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는 청량한 순간들을 그린다. 대학생활을 끝냈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방황하던 '용준'(홍경)은 우연히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를 나갔다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을 만나게 된다. 그 후 '용준'은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여름'에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그런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용준은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고 느낀 찰나에 여름이 점점 멀어지려 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로맨스지만, 그보다 더 청량한 느낌을 준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여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긴 호흡의, 끝을 마주하는 사랑 이야기라면, '청설'은 시원하고 푸른 한 계절의 청춘을 담았다. 영화 속에서 용준이 보여주는 직진하는 사랑의 모습은 요즘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순수함을 담고 있어 감동적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가가는 그 과정에서 설레는 모습이 참 좋았다. 마지막 쿠키 영상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영화를 보며 이런 풋풋한 영화에 어떤 갈등이 등장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갈등의 요소는 다소 갑작스럽게 등장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여름의 동생이 노트북을 침대 위로 가져가면서 '저러다 노트북 과열로 불 나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른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물론 영화의 전개를 위해 갈등이 필요하긴 했겠지만, 그 상황이 약간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름이 청각장애인인 동생을 위해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이 "이제는 너의 삶을 살라"고 오히려 먼저 말해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동생이 언니의 헌신에 부담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부모라면 더 일찍 그런 말을 해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게 동생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수차례 말을 했지만 '여름'이 애써 무시했던 걸까?

결론적으로 '청설'은 이야기의 개연성이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충분히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수화로 소통하는 장면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오히려 비언어적인 표현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수화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들도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얼굴 이름이라든가, 국제 수화 등은 몰랐던 부분이라 흥미로웠다.

최근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청춘의 사랑을 담은 이 작품을 만나 반가웠고, 풋풋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청설
손으로 설렘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는, 청량한 설렘의 순간. 대학생활은 끝났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던 ‘용준’(홍경).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 알바를 간 ‘용준’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친다. 부끄러움은 뒷전, 첫눈에 반한 ‘여름’에게 ‘용준’은 서툴지만 솔직하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손으로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잘 듣기보단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 생각하던 찰나 ‘여름’은 왜인지 자꾸 ‘용준’과 멀어지려 하는데…
평점
-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정용주, 정혜영, 현봉식, 안민영, 고경만
 
홍경
직업
영화배우
소속
매니지먼트mmm
사이트
인스타그램, 공식사이트
 
노윤서
직업
영화배우, 탤런트
소속
MAA
사이트
인스타그램, 공식사이트
 
김민주
직업
가수, 탤런트
소속
아이즈원, 오프더레코드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인스타그램, 공식사이트

대표 이미지 출처: T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