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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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키드 & 안경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파라노이드 키드」와 「안경」은 보통의 서사가 있는 애니메이션 보다는, 미디어 아트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두 작품을 합쳐도 30분 남짓한 상영 시간 덕분에, 마치 미술관의 영상 설치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파라노이드 키드」는 어른이라면,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이라면 깊이 공감할 법한 이야기다. 혼자 방 안에서 끝없이 맴도는 생각들,멈추지 않는 자책과 불안,악순환처럼 반복되는 감정의 고리.결국 그 공회전을 끝내려면, 내 안의 작은 아이를 꼭 안아줄 수 밖에 없다.「안경」은 안경을 써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검안장비가 놓인 언덕 위의 집을 배경으로 한다. 그 설정만으로도 비일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느낌이 마치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각 장면은 마치 ..
2025.06.12 -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
자연과 평화를 사랑한 이상주의자가 남긴 치열한 고민의 흔적지브리의 팬이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팬이라면 추천하는 다큐멘터리미야자키 하야오,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른 작품에 대한 리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건인가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builter-cinema.tistory.com 이웃집 토토로어른들은 볼 수 없는 순수한 세계뒤늦게 만난 ‘토토로’, 오히려 더 깊이 다가왔다이 영화는 말 그대로 말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작품이지만, 사실 얼마 전에서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감상builter-cinema.tistory.com 바람이 분다꿈이라는 아..
2025.06.07 -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천국의 문
TV 애니메이션에서 명작의 반열에 오른 스페이스 오페라라길래,그 명성을 확인하고자 을 보았다.줄거리는 TVA의 에피소드 중간 어딘가의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한다.예전에 본 처럼 말이다.나는 무난하게 즐겼지만,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니 ‘제대로 느끼려면 TVA를 조금이라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그 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작화만큼은 2001년이라는 시점이 아니면 나올 수 없던 독보적인 감성이 있었다.무엇보다 이 영화가 내게 남긴 인상은 ‘호접지몽’이다.나비 환각, 그리고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Are you living in the real world?"가 하나로 엮인다.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조용한 물음표 하나를 남긴다. 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알파시티의 고속도로에서..
2025.05.06 -
바람이 분다
꿈이라는 아름다운 저주지브리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는 전쟁의 한가운데서 비행기를 설계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히 '비행기' 이야기가 아니다.그것은 '꿈'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꿈이 얼마나 아름답지만 동시에 무거운 저주가 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이상과 현실의 충돌어릴 적부터 하늘을 동경하던 지로는 훗날 비행기 설계사가 된다. 그의 강한 열망은 꿈속 세계와 이어지고, 이탈리아 항공 엔지니어인 카프로니 백작과 마주하게 된다.카프로니 백작은 지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비행기는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전쟁에 이용된다."지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꿈을 멈추지 않는다.지로의 비행기는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되었지만, 결국 가장 세속적이고 타락한 수단인 전쟁으로부터 자유..
2025.04.20 -
이웃집 토토로
어른들은 볼 수 없는 순수한 세계뒤늦게 만난 ‘토토로’, 오히려 더 깊이 다가왔다이 영화는 말 그대로 말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작품이지만, 사실 얼마 전에서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감상했다. 어릴 적 TV 채널에서 본 몇 장면, 유튜브에서 본 요약 영상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붉은 돼지’ 같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다른 작품들은 이미 봤지만, 이상하게 ‘이웃집 토토로’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넷플릭스를 뒤적이던 어느 날, 문득 눈에 들어온 토토로. 어릴 때 스쳐 지나간 기억이 이제야 제대로 찾아온 기분이었다.줄거리 요약배경은 1950년대 일본 시골.도시에서 이사 온 두 자매 ‘사츠키’와 ‘메이’는 병원에 입원 중인 엄마와 가까이 지..
2025.04.01 -
퇴마록
서사가 더 필요하다. 후속 편을 내놓도록. 퇴마록"삼백이 반으로 나뉘고, 다섯이 모자랄 때 불씨가 하늘을 모두 태우리라" 수백 년간 은거하던 해동밀교의 145대 교주가 생명을 제물로 바쳐 절대 악(惡)의 힘을 얻기 위한 의식을 시작한다. 해동밀교의 다섯 호법들은 그를 막기 위해 힘을 보태줄 새로운 인물을 찾아나서고, 파문 당한 신부 박윤규, 무공을 위해 밀교를 찾은 현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예언의 아이 준후가 합세해 거대한 악에 맞서는데... 하늘이 불타던 날, 새로운 전설이 시작된다!평점-감독김동철출연최한, 남도형, 정유정, 김연우, 홍승효, 황창영, 김민주, 표영재대표이미지 출처: TMDB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