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
2024. 10. 12. 22:30ㆍmovies
장손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일가의 명줄이 달린 가업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가족들이 다투는 와중, 장손 ‘성진’은 그 은혜로운 밥줄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갑작스레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는데…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70년 묵은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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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오정민
- 출연
- 강승호, 우상전, 손숙, 차미경, 오만석, 안민영, 정재은, 서현철, 김시은, 강태우
영화 "장손"은 많은 한국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모습들을 담아냈다. 명절 분위기와 어우러진 가족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의 일상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특히 경상도 지역의 수입산 돔베고기, 어른들의 위트 섞인 농담,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부모님과 친척들의 모습은 우리네 가족의 풍경과 많이 닮아있었다.
영화는 각 세대가 가진 사정과 아픔이 침묵 속에서 오해를 낳고, 결국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가업과 유산 문제, 그리고 전통의 의미에 대한 고민은 많은 이들이 명절을 맞아 겪는 상황과 겹쳐진다. 명절에 해외로 여행 가는 '조상 덕 본' 가족들과는 달리, 여전히 고집스럽게 음식을 준비하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은 우리의 전통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윗세대들이 꿋꿋이 이어온 것들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잊혀졌던 가족의 의미가 다시 떠오르는 듯한 장면들은 인상 깊었다. 묵혀두었던 갈등과 돈 문제가 결국 장손의 손에 달리게 되며, 영화는 이 속에서 작은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수많은 작은 이야기들이 얽혀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깔끔하게 정리된 결말은 여운을 남겼다.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