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Scene

2025. 5. 10. 14:35movies

Last Scene”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iPhone 16 Pro로 촬영한 단편 영화다. (Shot on iPhone 16 Pro)
각본가 쿠라타는 50년 전 과거에서 온 손녀 유이와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TV 드라마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지만,  
그 선택의 대가는 유이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

최근 애플은 Apple Intelligence 문제로 꽤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하다.  
출시되지도 않은 기능을 두고 과장광고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뭘 얼마나 대단한 걸 보여주려고 오래 걸리는 걸까?  
하지만 이런 작품을 통해, 애플은 여전히 자신의 제품이 창작 도구로서 건재하다는 걸 증명해 낸다.

역시 거장은 거장이다.  
30분도 채 되지 않는 단편임에도 서사는 매끄럽고, 영상미 또한 인상 깊다.  
이 모든 걸 오직 아이폰으로 찍었다는 건, 그 자체로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다.  
‘감성’의 영역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 감정을 이미지로 옮겨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최고의 창작 도구’ 임을 설득하는 것.  
이게 바로 애플이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 건 괴물이었다.  
그 작품은 복잡하게 얽힌 시선과 오해의 연쇄를 따라가며, 진실이 얼마나 쉽게 왜곡되고 포장되는지를 보여줬다.  
명백한 ‘괴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의 침묵, 편견, 그리고 무지 속에서 괴물처럼 취급된 아이들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 감독이 만든 Last Scene은 짧지만 선명하면서도 여운이 깊다.  
그는 여전히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괴물의 두 아이, 그리고 Last Scene의 쿠라타와 유이 모두에게 말이다.

나 역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사진은 꾸준히 찍고 있지만 영상은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막상 내가 직접 찍는다고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무엇을 찍어야 할지, 어떻게 찍어야 할지.  
그런데 이 작품을 보고 나니, 꼭 대단한 도구가 아니어도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아이폰으로 이만큼 찍을 수 있다'는 식의 과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너도 찍을 수 있다'는 조용한 유혹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직업
영화감독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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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공식사이트

대표이미지 출처: 애플 일본 공식 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