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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Cinephile Builter 2025. 1. 30. 13:41
대체할 수 없는 내가 만들어낸 욕망이라는 괴물

영화를 통해 ' 바디 호러(Body Horror)'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이 영화가 단순히 '잔인하다', '징그럽다'라는 표현으로는 화면에서 전달하는 감정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악마와의 토크쇼 클라이맥스 정도는 비교적 감당 가능했지만, 영화 곳곳은 견디기 힘들 만큼 불편했고, 때로는 두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강렬했다. 만약 이 영화를 볼 계획이 있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악마와의 토크쇼

-오늘의 큐시트.  1부 출연자 - 영매 VS. 영능력자 사냥꾼. “기적의 사나이라 불리는 영매, 초자연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마술사 출신 회의론자. 과연 진실은?”. *중간 광고 후 2부 시작* 2부

builter-cinema.tistory.com

누군가는 이 영화를 외모 지상주의와 노화 혐오에 대한 현대 사회의 비판으로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더해 '욕심'이라는 주제도 이야기하고 싶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가장 반짝이던 시절,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정점에 섰다. 그 후광 속에서 부와 명예를 누렸고 지금도 다른 사람이 청소해 주는 큰 집에서 살고 있지만,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정점에 올랐다면 그에 걸맞게 내려오는 법도 배웠어야 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언제까지나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허상에서 벗어나, 현재의 모습을 사랑하는 동창 친구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그러나 이미 그녀가 '서브스턴스'를 주문하는 순간부터 끔찍한 결말은 예고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자신의 몸에 주사를 하는 시술이면 좀 더 알아보고 시행해야하지 않았을까? 도대체 무슨 약물인지도 모르고 어떤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고, 그저 사기일지도 모르는 약물을 덜컥 몸에 주사한다는 것이 (심지어 의료인의 도움 없이 직접 해야 하는 시술을) 그녀의 노욕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무너뜨렸던 것일까. 너무 "T"적인 사고일지도 모르지만 '서브스턴스'를 구매할 정도라면, 영화에서 그 가격은 밝혀지지 않지만, 꽤나 고가의 상품일 것으로 추측한다. 성형외과가 없는 것이 아닐 텐데, 훨씬 안전한 방법이 많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엘리자베스는 성형 강국 한국에 왔어야 했다). 앞에서 처럼 외모의 문제라면 다른 방법도 많을 것이고 인기와 대중의 사랑에 대한 문제라면 그녀가 쌓은 커리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어도 그렇게 무참히 실패했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 그녀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영화 속 모습에서  그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 또한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브스턴스
더 나은 당신을 꿈꿔본 적 있는가?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50살이 되던 날,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에게서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돌아가던 길에 차 사고로 병원에 실려간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로부터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 받는다.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수(마가렛 퀄리)가 탄생하는데...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킬 것.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무엇이 잘못되겠는가?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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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코랄리 파르쟈
출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대표 이미지 출처: T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