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폴리 아 되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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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토드 필립스
- 출연
-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브렌단 글리슨, 캐서린 키너, 재지 비츠, 스티브 쿠간, 해리 로티, 리 길, 켄 렁, 제이콥 로플랜드
"조커: 폴리 아 되"는 이번에도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이전 작품에서는 영화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영화 자체가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내가 본 느낌으로는, 이 영화가 그렇게 혹평을 받을 만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1편처럼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과 상승 곡선만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실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아서 플렉'의 추락과 하강을 조명한 시도는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느꼈다. 아서를 제외한 모든 타인들은 아서로부터 조커의 모습을 기대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그럴지 모른다. 영원히 함께할 것 같았던 '리 퀸젤'조차도 말이다. 어쩌면 그녀가 누구보다도 '조커'만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아서가 "조커는 없다"라고 선언했을 때, 그녀의 마음은 이미 그를 떠난 상태였다. 진짜 아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것은 친구였던 '개리 퍼들스'와 사형을 구형한 검사 '하비 덴트'였을지도 모른다.
영화 속에서 아서는 '조커'라는 가면 뒤로 도망쳤고, 이제 현실을 마주할 때가 되었다. 자신의 불행을 뒤로하고 조커의 모습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리도 떠나갔으며, 아서 자신도 결국 허무한 결말을 맞이한다. 이번 "조커: 폴리 아 되"는 아서 플렉의 '조커'와의 정체성 혼란과 헛된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사회의 혼란'이다. 제목의 '폴리 아 되'가 의미하는 바는 공유 정신병, 즉 아서와 리 두 사람의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전체로 번진 혼란이다. 조커가 저지른 다섯 건(실제로는 여섯 건)의 범죄 이후, 사회는 점점 파멸의 길로 치달았다. 범죄와 혼란, 조커의 광팬과 시위까지... 1편에서 보여준 사회 안전망의 붕괴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광기에 휩싸였다. 불안정한 사회 환경은 사람들을 점점 더 취약하게 만들었고, 조커는 그 위에 불을 붙였다. 조커 자신도 단지 하나의 뇌관에 불과했지만, 그 여파는 단순히 아서 플렉의 사건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분노를 분출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광기의 소용돌이는 결국 아서 자신을 삼켜버린 것이다.
영화 속 아서가 부른 모든 노래는 그의 환상 아니면 망상이었다. 아름답고 흥겨운 노래는 눈앞을 가렸지만, 음악이 멈추고 현실의 침묵은 가릴 수 없었다. 영화에서 음악이 많았던 것도 아서의 불안함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무의식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환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신을 묻어두고 있었지만, 영화 초반부의 애니메이션에서 영화 전체 내용을 슬며시 보여준 것처럼, 결국은 현재의 자신, 볼품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그 모든것을 떠안아야 한다.
이 영화는 아서의 내면적 혼란을 잘 드러낸다. '조커'라는 상징은 결국 우리 모두의 불안과 분노를 대변하며, 애먼 것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현실을 도피하려는 욕망을 담고 있다. 아서의 이야기는 비극적이지만, 그가 겪은 고통과 사회의 혼란은 우리가 마주해야 할 현실임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점에서 "조커: 폴리 아 되"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빌런을 만들어 낸 것은 과연 한 사람 개인의 문제였을까? 우리도 사람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모습만을 보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