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
- 평점
- 5.1 (2023.10.11 개봉)
- 감독
- 김창훈
- 출연
- 홍사빈, 송중기, 비비, 정재광, 유성주, 박보경, 김종수, 서동갑, 홍서백, 정만식, 김홍파, 정용주
누아르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강렬한 예고편을 두고 놓칠 수 없었다.
CGV에서 프리미어 상영으로 개봉일보다는 일찍 관람할 수 있었다.
예고편에서 느꼈던 시꺼멓고 깊은 감정을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어졌다. 주인공 김연규가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불우한 가정 환경은 지옥이 일상이 되고, 범죄에 가담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건에 점점 더 가슴을 옥죈다. 김연규 역을 맡은 홍사빈 배우는 저번 안녕, 내일 또 만나의 배우인데, 김연규 역을 연기하면서 불우한 삶에 찌든 듯한 모습을 잘 표현했다. 송중기는 드라마 "빈센조"의 세련되고 'dandy' 한 마피아에서 이번 "화란"에서는 충실한 사냥개이자 김연규의 형이자 어쩌면 아버지의 역할로 또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영화 플롯에서 아쉬운 점은 극 중 '큰 형님'이 선거에 대해 너무 무책임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후보에게 몰래 사람을 붙여 감시하고, 극단적인 상황이 되기 전에 조처할 수 있었을 텐데, 게다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면 보험이나 어떤 장치라도 놓아두었지 않았을까 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그저 '큰 형님'은 결과만을 놓고 분노하고 있으며, 김연규의 극단으로 치닫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된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후보의 모습에서 당선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뉘앙스는 있었지만 말이다.
김연규의 꿈이기도 했던 엄마와 함께 네덜란드로 가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비슷비슷하게 사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계속 지금의 상황에 묶이나 못해, 누군가는 계속 끌어내린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화란을 사전에 검색하면, 네덜란드의 음역어(和蘭)이기도 하지만, 재앙과 난리를 통틀어 이르는 말(禍亂)이기도 하다. 처음 시작은 꿈에서 시작했지만, 범죄 조직에 휘말려 제목처럼 '난리'로 마무리되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인 이복 여동생(비비 분)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고향을 떠나는 모습에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감정만을 남겨두었다.
정리하자면, 세간의 평가가 어떻든 분명한 건 올해 보았던 영화 중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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